무료 사진편집 프로그램, 포토샵 없이 어디까지 되나

2026년 07월 25일

블로그에 넣을 사진 한 장 자르고, 크기 줄이고, 배경 좀 지우려는 것뿐인데. 검색하면 다들 포토샵부터 꺼낸다. 월 구독까지 해야 하나 싶어 손이 멈춘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은 안 사도 된다. 무료로 되는 범위가 요즘 더 넓어졌다.

무료로 어디까지 되나

몇 해 전만 해도 “무료 편집기는 결국 포토샵을 못 따라간다”가 맞는 말이었다. 지금은 좀 다르다. 두 가지가 겹쳐서다.

하나. 김프(GIMP)가 2025년 3월에 3.0을 내놨다. 2.10 이후 처음 나온 큰 버전이라, 7년을 기다린 셈이다. 공식 릴리스 노트를 보면 레이어 효과를 원본을 건드리지 않고 얹을 수 있게 됐고, 포토샵 파일(PSD)을 주고받는 것도 나아졌다.

둘. 어피니티(Affinity)가 2025년 10월 말부터 공짜가 됐다. 원래 포토샵의 대표적인 “한 번 사면 끝” 대안이었다. 사진·디자인·출판 세 프로그램을 한 앱으로 합치면서 값을 아예 없앴다. 무료 캔바(Canva) 계정만 만들면 내려받을 수 있고, RAW 현상·레이어·마스크·리터칭 같은 핵심 기능이 다 열린다. 다만 생성형 채우기나 배경 자동 제거 같은 AI 기능은 캔바 프로(유료)라야 돌아간다. 그러니 “완전 무료”라기보단 편집은 무료, AI는 유료에 가깝다.

이 둘만으로도 “무료는 장난감”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상황별로 뭘 고르나

다 깔아 볼 필요는 없다. 쓰는 상황이 정해져 있으니 거기 맞추면 된다.

설치가 귀찮거나 회사 컴퓨터라 프로그램을 못 깐다면 포토피아(Photopea)다. 브라우저에서 주소만 치면 바로 열린다. 화면 생김새가 포토샵과 닮아서 눈에 익고, PSD 파일도 열고 저장한다. 무료는 화면 옆에 광고가 붙는데 편집을 막지는 않는다. 광고가 거슬리면 월 5달러쯤 내면 사라진다.

국산이 편하면 포토스케이프 X(PhotoScape X)를 권한다. 개발자가 한국 사람이라 메뉴가 처음부터 다 한글이고, 초보가 겁먹지 않는다. 사진 한 장 편집만 있는 게 아니다. 여러 장을 한꺼번에 크기 바꾸고 워터마크 넣는 일괄 편집, 콜라주, GIF 만들기까지 한 프로그램에 들어 있다. 무료로 이 정도면 넉넉하다. 더 고급 기능을 여는 Pro는 인앱 결제인데, 찾아보니 대략 5만 원대 일시불이다.

인터넷 없이 제대로 파고들 거면 김프. 그림을 그리는 쪽이면 크리타(Krita)가 브러시가 좋고, 윈도우에서 가볍게 쓸 거면 페인트닷넷(Paint.NET)이 빠르다. 나머지는 표로 한눈에 본다.

어디서 한마디
어피니티 윈도우·맥 설치 포토샵급, 2025년부터 무료(AI는 유료)
김프 3.0 윈도우·맥·리눅스 오픈소스 만능, 오프라인
포토피아 브라우저 설치 없이 PSD 편집
포토스케이프 X 윈도우·맥 국산·초보 친화, 일괄·콜라주
크리타 윈도우·맥·리눅스 그림 그리기·일러스트
페인트닷넷 윈도우 가볍고 빠른 일상 편집
픽슬러 브라우저 웹·AI 편집(무료는 제한)

픽슬러(Pixlr)는 브라우저에서 AI 편집을 앞세우는데, 무료는 하루 저장 수와 AI 크레딧이 묶여 있고 내보내는 화질도 낮다. 가볍게 맛보긴 좋지만 무료의 벽이 빨리 온다.

그래도 포토샵이 이기는 지점

여기까지 보면 유료가 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아니다. 돈값 하는 대목이 분명히 있다.

가격부터 정직하게. 포토샵은 이제 사서 소유하는 게 아니라 빌려 쓰는 구독이다. Adobe 공식 플랜 기준으로 포토샵과 라이트룸을 묶은 포토그래피 플랜이 한 달 20달러쯤, 포토샵만 달마다 결제하면 더 비싸다. 핵심은 값이 아니라 이거다. 구독을 멈추면 프로그램이 안 열린다. 몇 년을 냈어도 내 것으로 남는 건 없다.

그 값을 내고 얻는 것도 있다. RAW 사진을 손보는 라이트룸이 같이 오고, 요즘은 “이 부분 지우고 자연스럽게 채워 줘” 하는 생성형 채우기가 프로그램 안에 붙박이로 있다. 인쇄소에 넘기는 CMYK 작업은 여전히 포토샵이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검색하면 쏟아지는 튜토리얼, 갖다 붙이는 플러그인, 남과 파일을 주고받을 때의 호환이 압도적이다. 디자인을 업으로 삼아 날마다 여러 사람과 파일을 돌린다면, 이 생태계 하나 때문에 포토샵을 쓴다.

무료 vs 유료, 한 줄로

항목 무료(김프·어피니티·포토피아…) 유료(포토샵)
0원(AI 일부만 유료) 구독, 멈추면 못 씀
핵심 편집 레이어·마스크·RAW·리터칭 됨 다 되고 더 깊음
AI 생성형 대체로 유료 게이트 붙박이로 강함
인쇄·CMYK 약한 편 안정적
튜토리얼·협업 적음 업계 표준

그럼 나는 뭘 써야 하나

선은 생각보다 뚜렷하다. 블로그 그림, SNS 카드, 문서에 넣을 사진 손질, 배경 지우기, 크기와 포맷 바꾸기. 이 정도면 무료로 차고 넘친다. 굳이 고르라면 설치가 싫을 땐 포토피아, 국산이 편하면 포토스케이프 X부터 열어 보라고 하겠다.

반대로 인쇄물을 자주 넘기거나, 사진 보정을 업으로 하거나, 팀이 다 포토샵으로 파일을 돌리는 자리라면 유료가 답이다. 남들과 맞춰야 하는 순간엔 표준을 따르는 게 오히려 싸게 먹힌다.

우리는 포토샵을 안 샀다

이 블로그를 꾸리면서 포토샵을 산 적이 없다. 글마다 붙는 대표이미지는 사진을 보정한 게 아니라 제목을 얹은 카드다. HTML로 카드를 짜서 화면을 그대로 캡처하고, 배경이 필요하면 이미지 생성으로 만든다. 실제로 손이 가는 편집은 자르기, 크기 줄이기, 용량 줄이기 정도다.

그마저도 무료로 됐다. 오히려 자주 잊은 건 편집 실력이 아니라 용량이었다. 만든 카드를 PNG 그대로 올렸더니 홈 화면이 2.8MB까지 무거워졌다. WebP로 바꾸고 나서야 정리됐다. 사진을 어디서 받아 오는지가 궁금하면 무료 이미지 사이트 이야기에 따로 적어 뒀다. 받아 온 그림을 손보는 일은, 위의 무료 도구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