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 만들기, 처음부터 끝까지

2026년 07월 24일

워드프레스로 사이트를 만들자고 마음먹으면 검색을 시작하기도 전에 벽을 하나 만난다. wordpress.com과 wordpress.org. 이름이 거의 같은데 전혀 다른 물건이다. 여기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뒤의 단계가 전부 어긋나니까, 순서를 이 갈림길부터 잡아 본다.

이 블로그도 워드프레스로 돌아간다. 한글판과 영문판 두 개를 서버에 직접 깔았고,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도 아래에 같이 넣었다.

0. 워드프레스닷컴이냐, 설치형이냐

워드프레스는 소프트웨어 이름이면서 회사 서비스 이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둘로 갈린다.

워드프레스닷컴(wordpress.com)은 가입해서 쓰는 서비스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가입하면 끝이고 서버를 신경 쓸 일이 없다. 무료 플랜이 있는데 제약이 뚜렷하다. 자기 도메인을 못 쓰고 주소가 내이름.wordpress.com이 되며, 사이트에 워드프레스닷컴 광고가 붙는다. 내가 광고를 붙이는 게 아니라 남의 광고가 붙는다는 뜻이다. 자기 도메인과 플러그인을 쓰려면 Personal 요금제부터인데 연납 기준 월 4달러다.

워드프레스닷오알지(wordpress.org)는 소프트웨어 자체다. 공짜로 내려받아 내 서버에 깔면 그만이다. 대신 도메인과 호스팅은 내 돈으로 마련해야 한다. 한국에서 그냥 “워드프레스”라고 하면 보통 이쪽을 말한다.

어느 쪽을 고를까. 사이트로 돈을 벌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설치형이다. 애드센스를 붙이려면 내 도메인과 내 사이트가 있어야 하고, 워드프레스닷컴 무료 플랜은 그게 안 된다. 취미로 글만 쓸 거면 무료 플랜도 나쁘지 않다. 아래 단계는 전부 설치형 기준이다.

참고로 워드프레스를 쓸지 다른 플랫폼을 쓸지부터 고민 중이라면 블로그 플랫폼 비교 글을 먼저 보는 게 순서다. 여기서는 워드프레스로 정했다고 보고 진행한다.

1. 준비물은 세 개다

도메인, 호스팅, 워드프레스. 이 중 워드프레스만 무료다.

항목 대략 비용 메모
도메인 연 1~3만 원 .com이 비싸고 .co.kr이 싸다
호스팅 월 수백 원~수만 원 워드프레스 자동설치 되는 곳으로
워드프레스 0원 소프트웨어는 공짜
테마·플러그인 0원부터 무료로도 충분히 된다

제일 싸게 잡으면 1년에 3만 원 남짓으로 시작할 수 있다. 유료 테마나 좋은 호스팅으로 올라가면 그만큼 늘어난다.

2. 도메인 사기

가비아나 후이즈 같은 등록업체에서 원하는 이름이 비었는지 검색하고 결제하면 끝난다. 몇 분 걸린다. 국내 기준으로 .com이 연 2만 원대, .co.kr이 1만 원 초중반대쯤 한다.

여기서 꼭 확인할 게 있다. 첫해 등록비와 연장비가 다르다. 지금 할인 중이라 1만 원대로 보이는 .com이 내년 연장 때 정가로 올라가는 식이다. 결제 화면에서 연장 가격을 한 번 찾아보고 사는 게 좋다. 도메인은 한 번 정하면 계속 쓰는 물건이라 2년 차부터의 값이 진짜 값이다.

이름은 짧고, 불러 줬을 때 받아 적을 수 있는 게 좋다. 하이픈과 숫자는 말로 설명하기 번거로워서 피하는 편이다. 그리고 호스팅과 같은 회사에서 사면 연결 설정을 알아서 해 주니 처음이라면 그게 편하다.

3. 호스팅 고르기

고르는 기준은 하나로 줄일 수 있다. 워드프레스 자동설치를 지원하는가.

국내에서는 카페24의 뉴 매니지드 워드프레스가 진입 장벽이 제일 낮다. 1년 약정 기준으로 스타트업이 월 450원, 빌드업이 월 1,350원, 비즈니스가 월 6,300원이다. 워드프레스가 자동으로 깔리고, 무료 SSL이 자동 발급·갱신되며, 자동 백업과 스테이징(테스트용 복사본) 계정이 딸려 온다. 가비아에도 워드프레스호스팅 상품이 있고 역시 자동 설치를 지원한다.

월 450원짜리로 시작해도 되나 싶겠지만, 방문자가 하루 몇십 명인 새 사이트에는 충분하다. 트래픽이 늘면 그때 올리면 된다. 처음부터 비싼 걸 지를 이유가 없다.

업체별 사양과 값 비교는 호스팅 비교 글에 따로 정리해 뒀다.

4. 워드프레스 설치

자동설치를 지원하는 호스팅이면 관리 화면에서 워드프레스 설치 버튼을 누르고, 사이트 제목과 관리자 계정을 적고, 몇 분 기다리면 끝난다. 정말 이게 전부다.

자동설치가 없는 호스팅이라면 손으로 해야 한다. 순서는 이렇다. wordpress.org에서 압축 파일을 내려받아 FTP로 웹 폴더에 올린다. 호스팅 관리 화면에서 데이터베이스를 하나 만들고 이름·아이디·비밀번호를 적어 둔다. 브라우저로 내 도메인에 접속하면 설치 화면이 뜨는데, 거기에 그 DB 정보를 넣고 사이트 제목과 관리자 계정을 정하면 된다. 워드프레스가 “5분 설치”라고 부르는 절차다.

관리자 아이디를 정할 때 admin은 쓰지 말자. 자동 로그인 공격이 제일 먼저 시도하는 이름이다.

우리는 이 단계에서 하루를 썼다

이 블로그는 자동설치가 없는 서버에 직접 깔았다. 워드프레스 파일을 푸는 것부터 메모리 부족으로 실패했고, 설치가 끝난 뒤에도 글 주소가 전부 404였고, 이미지 업로드가 아무 오류 메시지 없이 조용히 안 됐다. 하나씩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결론만 먼저 말하면 그 문제들은 자동설치 호스팅을 썼으면 아예 만나지 않았을 것들이다. 서버를 직접 다뤄야 할 이유가 없다면 자동설치를 쓰는 게 맞다.

5. 로그인하고 제일 먼저 할 다섯 가지

설치가 끝나면 내도메인.com/wp-admin으로 들어간다. 테마를 고르고 싶겠지만 그 전에 설정 다섯 개를 먼저 만지는 게 낫다. 나중에 바꾸면 손해가 나는 것들이다.

① 설정 → 읽기: 검색엔진 노출 체크 해제

이게 제일 중요하다. 설정 → 읽기 화면 아래쪽 검색 엔진 가시성 항목에 “검색 엔진이 이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을 차단”이라는 체크박스가 있다. 이게 켜져 있으면 구글이 사이트를 아예 안 가져간다. 만드는 동안 켜 뒀다가 공개할 때 끄라고 있는 기능인데, 끄는 걸 잊어서 몇 달을 검색에 안 나오는 경우가 정말 흔하다. 글을 열심히 써도 아무도 안 들어온다면 여기부터 보자.

같은 화면 맨 위에도 볼 게 하나 있다. 홈페이지 표시 항목이다. 기본값인 최신 글로 두면 첫 화면이 글 목록이 되고, 정적 페이지를 고르면 내가 만든 고정 페이지가 첫 화면이 된다. 블로그가 아니라 회사 소개형 홈페이지를 만들 거면 여기를 바꾸면 된다. 우리는 최신 글 그대로 뒀다.

② 설정 → 고유주소: 글이름

글 주소의 모양을 정하는 화면이다. 기본값은 ?p=123처럼 못생긴 형태다. 글이름을 고르면 내도메인.com/글제목/이 된다. 사람도 검색엔진도 이쪽을 좋아한다.

중요한 건 이걸 처음에 정하고 다시는 안 건드리는 거다. 글을 백 개 쓴 뒤에 구조를 바꾸면 예전 주소가 전부 404가 되고 검색 순위도 같이 날아간다. 자세한 건 고유주소 글에 정리해 뒀다.

③ 설정 → 일반: 제목, 태그라인, 시간대

사이트 제목은 검색 결과와 브라우저 탭에 뜬다. 태그라인은 한 줄 설명이다. 시간대를 서울로 바꾸는 것도 잊지 말자. 안 바꾸면 예약 발행 시간이 어긋난다.

④ 설정 → 토론: 댓글 정책

댓글을 열어 둘지 정한다. 우리는 두 사이트 다 댓글과 핑백을 닫았다. 방문자가 없는 초기엔 사람 댓글보다 스팸이 먼저 오고, 그거 지우는 시간이 아까워서다. 나중에 언제든 열 수 있다.

⑤ 카테고리는 적게

글도 없는데 카테고리부터 열 개를 만들어 두는 경우가 있다. 각 칸에 글이 한두 개씩 흩어지면 방문자 눈에도 빈약해 보인다. 우리는 카테고리를 하나만 쓴다. 필요해지면 그때 쪼개면 된다.

6. 테마 고르기

모양 → 테마로 들어가 테마 추가를 누르면 무료 테마가 잔뜩 나온다. 화려한 걸 고르고 싶겠지만, 기준은 가벼움이다. 무거운 테마는 그 자체로 사이트를 느리게 만들고, 느린 사이트는 방문자도 검색엔진도 싫어한다.

우리는 GeneratePress를 쓴다. 무료 버전만으로 충분했고, 필요한 손질은 모양 → 사용자 정의에 있는 추가 CSS로 했다. 본문 글씨를 18px로 키우고 줄 간격을 1.85로 벌렸다. 한글은 word-break: keep-all을 넣어 단어 중간에서 줄이 안 끊기게 했다. 웹폰트는 일부러 안 불렀다. 예쁜 폰트 하나가 로딩 시간을 꽤 잡아먹는데, 시스템 기본 폰트로도 읽기에 나쁘지 않다.

테마별 특징은 인기 테마 글에 설치 수 기준으로 비교해 뒀다.

7. 페이지 세 개 만들기

글 말고 페이지가 따로 있다. 날짜와 상관없이 고정으로 놓는 문서다. 최소 세 개는 만들어 두자.

  • 소개 — 이 사이트가 뭘 다루고 누가 쓰는지. 짧아도 된다.
  • 문의 — 이메일 주소 한 줄이면 충분하다. 폼을 붙이려면 플러그인이 필요하다.
  • 개인정보처리방침 — 쿠키를 쓰는지, 광고 서비스를 붙이는지 등을 밝히는 문서.

세 번째는 그냥 형식이 아니다. 구글 애드센스 심사에서 실제로 본다. 광고를 붙일 생각이 있으면 처음부터 만들어 두는 게 낫다. 만든 뒤에는 설정 → 개인정보 보호 화면에서 그 페이지를 개인정보처리방침으로 지정해 준다. 워드프레스가 초안 틀을 제공하니 거기서 시작하면 된다.

8. 메뉴 붙이기

페이지를 만들어도 방문자 눈에는 안 보인다. 메뉴에 넣어야 상단에 뜬다. 모양 → 메뉴에서 메뉴를 하나 만들고, 왼쪽 목록에서 페이지를 골라 추가하고, 아래 위치 설정에서 기본 메뉴 자리에 지정한다.

마지막 단계를 빠뜨리면 메뉴를 다 만들어 놓고도 화면에 아무것도 안 나온다. 처음에 꽤 헷갈리는 지점이다.

9. 플러그인은 적게

플러그인은 기능을 붙이는 부품이다. 무료로 쓸 만한 게 많아서 자꾸 깔게 되는데, 하나 깔 때마다 사이트가 조금씩 무거워지고 보안 구멍도 하나씩 늘어난다. 처음엔 네 종류면 된다.

  • SEO — 검색 결과에 뜨는 제목·설명을 다듬고 사이트맵을 만들어 준다.
  • 보안 — 로그인 시도 제한 정도만 해도 다르다.
  • 백업 — 사고는 반드시 난다.
  • 문의 폼 — 필요하면.

구체적인 추천은 무료 플러그인 글에 있다. 그리고 플러그인이 속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속도 최적화 글에서 우리 사이트 실측치와 함께 다뤘다.

10. https 붙이기

주소창에 자물쇠가 뜨게 하는 그거다. 요즘은 선택이 아니다. 없으면 브라우저가 “안전하지 않음”이라고 띄우고 검색에서도 불리하다.

관리형 호스팅이면 신경 쓸 게 없다. 카페24는 무료 SSL을 자동으로 발급하고 갱신까지 해 준다. 직접 서버를 다루면 Let’s Encrypt로 무료 인증서를 발급받아 쓰는데, 90일마다 갱신해야 해서 자동 갱신이 도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걸렸다. 인증서 발급은 됐는데 자동 갱신이 안 된다. 갱신 확인 요청이 외부에서 80번 포트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게 방화벽에서 막혀 있었다. 워드프레스 문제가 아니라 서버 문제다. 지금은 만료일을 달력에 적어 두고 수동으로 처리한다. 관리형 호스팅이 대신해 주는 일이 바로 이런 종류다.

11. 공개 전에 볼 것

다 만들었으면 공개 전에 훑어보자.

  • 휴대폰으로 열어 본다. 방문자 대부분이 휴대폰으로 온다. 글씨가 작거나 표가 화면 밖으로 나가면 여기서 보인다.
  • 메뉴의 링크를 전부 눌러 본다. 빈 페이지로 가는 게 없는지.
  • 검색엔진 노출 체크박스가 꺼져 있는지 다시 확인한다. 아까 그거다.
  • 구글 서치콘솔에 사이트를 등록하고 사이트맵 주소를 제출한다. SEO 플러그인이 만들어 주는 /sitemap_index.xml 같은 주소다.
  • 한국어 사이트면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에도 같이 등록한다.

등록했다고 다음 날 검색에 나오지는 않는다. 새 도메인은 색인되기까지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린다. 그동안은 글을 더 쓰는 게 할 일이다.

우리가 직접 깔다 걸린 네 가지

앞에서 미룬 이야기다. 서버에 직접 설치하면 이런 걸 만난다.

첫째, 워드프레스 압축 파일을 푸는 것부터 실패했다. PHP에 걸린 메모리 한도가 128MB였는데 그걸로는 부족했다. 한도를 512MB로 올려서 넘겼다.

둘째, 설치가 끝났는데 홈 화면 말고는 전부 404였다. 예쁜 주소를 만들려면 웹서버가 .htaccess라는 규칙 파일을 읽어야 하는데, 아파치 설정에서 그 폴더에 대한 허용이 꺼져 있어서 파일을 아예 무시하고 있었다. 규칙을 아무리 고쳐 써도 소용없었다. 서버 설정에 한 줄을 넣고 나서야 풀렸다.

셋째, 이미지 업로드가 조용히 실패했다. 오류 메시지도 없이 그냥 안 올라갔다. PHP가 도는 계정과 파일 소유 계정이 달라서 업로드 폴더에 쓰기 권한이 없었다. 그 폴더만 권한을 열어 해결했다.

넷째, 아까 말한 인증서 자동 갱신 실패.

넷 다 자동설치 호스팅에서는 만날 일이 없다. 그쪽이 이미 해결해 놓고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 만드는 법”을 찾는 사람에게 서버부터 직접 만지라고 권할 생각이 없다. 우리가 그 길을 간 건 서버가 이미 손에 있었고 세팅을 직접 통제하고 싶어서였지, 그게 더 나은 방법이라서가 아니다.

얼마나 걸리나

자동설치 호스팅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이렇다. 도메인 사기 10분, 호스팅 결제 10분, 워드프레스 설치 10분, 초기 설정 20분, 테마 고르고 손보기 1시간, 페이지 세 개 쓰기 1시간. 하루 안에 끝난다. 오래 걸리는 건 만드는 게 아니라 그다음이다.

나라면 이렇게 한다. 자동설치 되는 저가 요금제로 시작하고, 도메인은 연장 가격까지 확인하고 사고, 테마는 가벼운 무료 테마 하나로 정하고, 플러그인은 네 개 안쪽으로 두고, 설정 → 읽기의 체크박스를 두 번 확인한다. 그리고 남는 힘은 전부 글 쓰는 데 쓴다. 사이트를 예쁘게 다듬는 일은 끝이 없고, 방문자를 데려오는 건 결국 글이다.